비타민C, 항산화 작용 감기 등 질병 치료에 효과
동물실험서 바이러스·세균 감염 억제
세포 항상성 유지 건강 증진에 기여
필수영양소…식이보충제 등 섭취해야
비타민C가 항바이러스 및 면역력 제고 효과를 나타낸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돼 감기나 신종플루 등 호흡기 질환에 대응하는 기능성식품의 소재로 널리 활용될 전망이다. 나아가 비타민C 주사요법제 개발의 필요성에도 힘이 실릴 전망이다.
한국식품과학회(회장 이형주)는 지난 16일 서울 프라자호텔 그랜드볼룸에서 국내 의학계 관계자 3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비타민C의 면역과 항바이러스 효과'를 주제로 '제2회 비타민C국제심포지엄’을 개최했다.
비타민C에 있어 세계 최고의 권위자로 손꼽히는 발즈 프라이, 해리 헤밀라, 존 윌슨 등 해외 석학들과 이왕재 교수 등 국내 비타민C 관련 의학계 전문가들은 이날 기존에 잘 알려진 비타민C의 효능뿐 아니라 다양한 질병에 있어서의 그 기능에 대한 새로운 연구결과를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비타민C의 호흡기 질환’과 ‘인플루엔자에 대한 비타민C의 항바이러스 효과’를 발표한 서울대 의대 이왕재 교수는 비타민C를 사람처럼 체내에서 합성할 수 없는 생쥐모델을 이용해 비타민C의 감기치료 효과에 대한 학문적 근거를 제시했다.
이 교수에 따르면 실험쥐는 정상 쥐에 비해 체중이 적고 면역현상을 나타내 주는 각종 사이토카인(TNF-a, IL-1b)의 생성도 폐 조직에서 심하게 감소돼 있었다. 흥미롭게도 비타민C를 전달하는 단백질인 SVCT1&2의 발현 역시 심하게 줄어들었다. 이 쥐에 인플루엔자(H3N2)바이러스를 비강을 통해 감염시켰을 때 감염군에서 더 심한 체중 저하현상을 보였고, 정상 쥐는 감염 후 시간이 경과해도 희생되는 경우가 없었으나 비타민C를 합성하지 못하는 생쥐군에서는 5일 이내에 전 개체가 사망했다. 이때 사망한 생쥐의 기관지 세척액 속에는 TNF-a와 IL-1b가 현저하게 줄었다. 그러나 비타민C(3.3g/l)를 보충해준 생쥐군에서는 희생된 생쥐가 관찰되지 않았다. 즉, 선천적으로 면역력이 약한 쥐에게 비타민C를 투여하면 항바이러스 효과로 살아나게 된다는 결론이다.
이 교수는 “결과들을 종합해 보면 비타민C는 생체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바이러스 감염에 대해서는 면역계 혹은 비면역계의 방어기전을 통해 분명한 퇴치 효과를 나타내는 것으로 관찰됐다”며 비타민C는 감기치료에 확실하다고 주장했다.
미국 버팔로 대학 존 윌슨 교수는 ‘비타민C와 면역기능 및 염증’을 밝히기 위해 미세혈관 내피 세포의 단층배양을 이용해 세포 내 비타민C의 농도 증가는 NADPH 옥시다제에 의존적인 PP2A의 활성화를 저해하는 기작을 통해 LPS나 인터페론 감마와 같은 패혈증 상해로부터 미세혈관의 내피막을 보호할 것이라는 가설을 실험에 옮겼다. 그 결과 비타민C는 미세혈관 내피 세포에서 NADPH 옥시다제에 의한 과산화물 생성의 패혈증 자극을 저해하며 그로 인한 PP2A 의존적인 내피막의 붕괴를 방지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또한 동물모델을 사용해 정맥주사를 통한 비타민C 주입이 모세혈관의 다균성 패혈증에서 혈소판 응집과 모세혈류 저해를 억제했다. 즉 비타민C의 예방적 투여는 패혈증성 혈소판 응집과 혈류 정지를 방지했다는 결론을 얻어냈다. 이를 근거로 존 윌슨은 “비타민C의 주입법은 선천 면역변화에 의한 급성 염증질환에 대한 새로운 보조 치료법으로의 개발로서 고려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비타민C 주사요법을 실행하고 있는 예손병원 이준구 박사는 ‘바이러스 질환에 대한 비타민C의 임상적 경험’을 발표하며 신종플루, 중증 급성호흡기증후군(SARS)나 조류독감과 같은 새로운 바이러스에 대처해야 하는 인류로서 백신 및 항바이러스 약제의 개발이 아직 진행 중인 현실에서 비타민C의 항바이러스 효과에 대한 연구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 박사는 “일부 임상에서 경구투여보다 고용량 주사요법이 회복을 빠르게 한다는 사실도 새로운 연구방향을 시사한다”며 “감기를 비롯한 바이러스 질환에서 비타민C의 단독투여보다는 비타민E, 녹차추출물, 유산균, 아연 등과 병용투여 시 더 좋은 임상결과를 보이고 있어 병용투여에 따른 다양한 연구도 기대된다”고 전했다.
미국 라이너스 폴링 연구소의 발즈 프라이 박사는 ‘혈관내피기능과 심혈관계질환에 대한 비타민C의 질환’을 발표하며 전 세계적으로 주된 사망원인이 되고 있는 관상동맥질환의 발병에 비타민C가 중요한 방어수단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했다. 이는 비타민C가 인간의 혈장에서 매우 효과적인 산화방지제로서 지단백질의 산화에 의한 변형을 억제하고 정상적인 내피 기능과 혈관장력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그에 따르면, 비타민C는 인간의 혈장에서 가장 우선적인 항산화 기능을 수행해 LDL이 산화에 의해 변형되는 것을 효과적으로 막아준다. 또한 비타민C의 보충은 관상동맥질환자들이나 관상동맥질환 위험요인을 가진 당뇨환자, 흡연자, 고혈압환자 또는 고 콜레스테롤 환자들의 내피세포에서 파생된 질소산화물의 생성과 혈관장력을 향상시켜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발즈 프라이는 “비타민C가 내피세포의 기능을 회복시켜주는 메커니즘은 테트라하이드로비옵테린(방향족 가수분해 아미노산 효소)의 재활용과 내피의 산화질소 생성효소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건국대 이기원 교수는 ‘간극결합을 통한 세포간 신호 전달 조절: 비타민C의 새로운 건강증진 작용기작’이라는 주제발표에서 “나이가 들수록 암 위험 발생률이 높은 것은 항산화능력이 점차 떨어지기 때문이므로 식품 혹은 다이렉트 서플먼트를 통해 항산화제를 추가 섭취해야 한다”며 “항산화제별 각각의 구조와 농도에 따라 여러 조직에서 각기 다른 건강기능성을 나타낼 가능성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특히, ‘간극결합을 통한 세포간 신호전달’ 억제는 암을 비롯한 여러 만성질환의 병리과정에 밀접히 관련돼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연구결과들을 종합해 봤을 때 항산화제는 그들의 구조와 농도에 따라 각기 다른 화학적 암 예방효과를 갖고 있다. 비타민C는 여러 독성물질에 의한 세포간 신호전달을 조절함으로써 세포의 항상성을 유지하며 건강증진에 기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비타민C의 효능에 대한 조심스런 분석도 제기됐다. 핀란드 헬싱키대학 해리 헤밀라 교수는 비타민C와 감기예방 효과를 밝히기 위해 1일 0.2g의 비타민C를 복용한 1만708명의 일반 감기군을 대상으로 실시한 24개의 실험을 비교한 결과 감기의 위험성 비율이 0.97%로 나타나 비타민C의 정기복용이 감기발병 위험을 줄일 수 없다는 결론을 얻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마라톤선수, 스키선수, 극지방 종사 군인 598명을 대상으로 한 5번의 실험결과 감기의 위험성 비율이 0.48로 개인에 따라 다른 결과를 보였다. 즉 극한 운동 스트레스를 받는 사람에게는 비타민C가 감기예방에 효과가 있으나 일반인에게는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비타민C와 감기증상 지속기간의 관계는 총 9649개의 감기증상에 대해 29번의 대조실험이 진행됐다. 성인의 감기증상 지속기간은 8%, 어린이는 13% 줄어들었다. 이에 대해 해리 헤밀라는 “이미 감기에 걸린 사람에게는 비타민C가 어느 정도 치료약으로서의 기능을 한다는 것을 뜻한다”고 풀이했다.
이날 이형주 한국식품과학회장은 “우리 몸이 합성할 수 없는 필수영양소인 비타민C는 식품이나 식이보충제로 섭취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져 왔으며, 최근 호흡기 질환 등 감기예방을 비롯해 다양한 질병치료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며 “이번 심포지엄에서 비타민C의 효능 중 특히 호흡기질환이나 면역기능과 관련된 최신 학술연구결과가 발표돼 비타민C 섭취의 중요성과 지속적인 연구의 필요성을 인식하는 계기가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수부 광동제약 회장은 “비타민C의 우수한 효능은 항산화작용으로 신체를 보호할 뿐 아니라 인체결합 조직의 구성성분인 콜라겐 합성, 신경전달물질 합성과 지방대사에도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앞으로도 광동제약은 산학협동을 통해 비타민C의 유용성에 대한 공동연구를 계속해 국민들에게 알리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자료출처 : 식품음료신문 2010년 3월 22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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