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연구․안식년을 마치며(1)
2009년 연구․안식년을 마치며,
학교생활에서 두 번째 맞이한 연구․안식년! 이는 강의 없이 국내․외 어디서나 연구 활동에 전념할 수 있는 기간이다! 대학에서는 5-7년의 학교생활 주기로 연구년 또는 안식년(sabbatical year) 제도를 두어 교수들에게 학문적 재충전의 기회를 주고 있다. 안식년은 ‘성경 레위기(Leviticus)에 나오는 희년법(禧年法)에 근거하여 유대 사람들이 7년마다 1년씩 쉬는 해’에서 유래되었다. 나는 지난 2003년 미국 아이오와주립대학에서 해외 연구차 장기출장 안식년을 보낸 바 있다. 이번에는 해외 장기출장 대신 정상적으로 학생들을 지도하고 연구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연구에 필요한 짧은 해외출장과 국내 학술활동이 주된 스케줄이었다.
[기업심층지원]
마침 지식경제부 산하 (사)대학산업기술지원단(UNITEF)에서 시행하는 ‘연구․안식년교수 기업심층지원과제’에 선정되어 1월 초부터 9월 말까지 출장 가는 일이 많아졌다. 매 주 1회 이상 안재준 君(참여 대학원생)과 함께 지원기업인 그린피아기술(주)(경기도 여주)을 방문하여 월 32시간 이상 근무하면서 기업을 밀착 지원하였다. 지원내용은 ‘감마선조사 식품/소재의 품질 및 유통 개선을 위한 검지기술체계 확립’이며, 사업예산은 UNITEF에서 지원되었다. 핵심내용은 상업용 조사시설의 운영에 필요한 처리품목의 조사여부를 판별하는 기술시스템 구축이다. 조사식품의 분석환경 평가, PSL/TL기기 설치, 조사식품분석실 구축, DEFT/APC 미생물검사법 훈련, 측정결과의 표준화 및 DB구축, 분석기술의 교육훈련 등이 주요 과제이며, 기업이 독자적으로 기술체계를 운영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었다.
과제수행에서는 전문가 활용(식품硏 김현구 박사, 식약청 정형욱 박사, CJ제일제당 이정은 박사, 농심 김병근 연구원 등)과 기업참여(그린피아기술, CJ, 농심, 렘텍, 브루커코리아, 선비지네스 등)가 포함되어 있어서 여러 지인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도 가졌다. 다행히 계획했던 일들이 성공적으로 진행되어 4월에는 기업부설연구소가 공식 인가되었고, 이어서 조사식품분석실도 구축되어 지원기술에 대한 검증시험까지 잘 마무리 할 수 있었다. 이번 기회를 통하여 대학에서 연구한 기술을 산업현장에 직접 적용하게 되어 매우 보람있게 생각된다. 특히 사계절 동안 함께 참여한 안재준 군과의 버스 여행, 기업 연구원들과의 만남과 고마운 배려, 또한 혼자만의 공간으로 안식하며 보낼 수 있었던 집필의 시간들이 귀한 추억으로 남는다.
[‘조사식품의 안전성과 이해’ 저술]
이번 연구․안식년 기간에는 나에게 또 다른 숙제가 있었다. 지난 1981년부터 공부하고 연구하였던 ‘방사선조사식품’에 대한 저술 작업이 바로 그것이다. 그동안 30여 차례에 걸쳐 기고한 기술총설, 200여 편의 관련 연구논문, 그리고 10여 건의 발명특허들은 참고하기에는 복잡하다는 느낌이다. 이리하여 수 년 전부터 작은 책자를 계획하던 차에 식약청 산하 (사)한국식품안전연구원에서 조사식품의 안전성에 대한 저술을 의뢰하여 왔다. 과학기술정보의 대중화 차원에서 나는 집필을 시작하면서 국내에서 발행되는 방사선조사식품 분야의 첫 전문서적이기에 용어(terminology)의 사용에도 각별한 신경을 쓰게 되었다. 많은 자료들이 연구실에 쌓여 있었지만 이를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원고작성을 시작해 가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러나 마침 경기도 여주 그린피아기술(주)에 마련된 나의 사무실 공간은 집필에 꼭 알맞은 여건을 제공해 주었다. 당초 지난 연말에 책이 출간될 예정이었으나 자료의 보완과 수정 작업이 길어져 출판 일정이 새해로 연기되었다. 특히 ‘방사선’이란 용어의 선입견을 없애려고 ‘방사선조사식품’은 ‘조사식품(irradiated food)’으로, ‘방사선조사’는 ‘조사처리(irradiation processing)’로, ‘방사선에너지’는 ‘이온화에너지(ionizing energy)’로 개선하면서 소비자들의 올바른 이해를 돕고자 노력하였다. 본 서적은 비매품으로서 우선 500부가 발행되어 정부 공공기관, 도서관, 관련 단체 등에 정보자료로 배포되고, 나아가 교육 및 소비자 홍보용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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